'코스타리카 생일 문화'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09.04 [문화]10.구순 시당숙 어른의 생일 잔치 3
반응형

생일 파티에 초대받다


1. 티코 타임(Tico time), 제 시간이 시작되는 일은 없다.

3년 간 꽤 많은 모임과 파티에 참석했는데, 역시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 먼저 오후 3시부터 시작한다고 하여 도착했으나, 겨우 몇 명 도착했고, 아직도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오후 5시쯤이 되어서야 사람들이 도착하기 시작했고, 음식도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었다. 오후 6시가 되니 약 80프로의 손님들이 온 듯했고, 파티는 시작되었다.


2. 오늘의 파티 주인공, 큰아버지 구순 생일잔치, 4대가 모이다.

신랑의 큰아버지의 90세 생일파티여서 그런지, 매년 모이지만 오늘은 더욱더 특별한 모양이다. 총 9남매와 아들, 손자, 증손자, 고손자까지 정말 다복한 집안인데, 시작은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기도로 시작했다. 큰아버지는 이제 기억력이 나날이 쇠퇴하여 자식이나 손자들을 잘 못 알아볼 때가 있다. 3년 전에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안부를 물어보시며, 왜 동생도 같지 오지 왜 안 데리고 왔냐고 섭섭해하셨다.


3. 가장 흔하고 전통적인 서민 음식 치차론

잔치긴 잔치 인지, 돼지 한마지를 잡아,  음식은 소박하지만 넉넉히 준비한 듯했다. 치차론과 유카(카사바), 그리고 살사 혹은 그린 샐러드는 아주 궁합이 잘 맞는 음식들이다. 어마어마한 솥에 하루 종일 음식 하느라 고생한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남김없이 식사를 하였다.

 

4. 손자들의 재롱잔치 가라오케

작은 스피커와 마이크 하나, 그래도 모두들 신나게 먹고, 놀고, 즐긴다. 몇 년 만에 보는 친척들은 반가워서 수다 떨기에 바쁘고, 집성촌이기 때문에 5촌, 6촌까지도 온다. 총 모인 사람들은 약 50명이었는데, 바쁘거나 일이 있어 참석을 못한 사람들도 꽤 많아서 다 모이면 100명은 족히 될 것이라고 한다.


5. 구순 할아버지의 피냐타

오늘의 하이라이트 이벤트 피냐타. 눈을 가리고 막대를 휘둘러서 피냐타를 터뜨려야 하지만, 안전을 위해 큰아버지의 눈은 가리지 않기로 하였다. 항상 휴대하시는 지팡이로 피냐타를 때리기 시작하셨다. 열심히 하셨지만, 결국 피냐타를 쪼개기에는 역부족. 할수 없이 손으로 뜯어서 속을 가득 채운 사탕을 아이들에게 던져 준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바닥에 떨어진 사탕을 줍느라 난리법석이다.

6. 포토타임, 저녁 8시 반, 파티를 끝내다.

큰아버지와 기념촬영 하는 포토타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에 피곤하실 듯도 한데,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고, 다 응해 주시는 쿨한 할아버지다. 먼저 아들과 사촌들과 한컷. 손자들과 한컷, 증손자, 고종 손자들과 한컷, 사진 한 장에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인원이니 나눠서 사진 촬영을 한다. 마지막에 헤어질 때는 기도로 끝내고, 다음을 기약하며, 큰아버지에게 모두 포옹과 인사를 하고 각자 집으로 간다. 

내년에도 큰아버지 건강하신 모습으로 생일파티를 할 수 있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구독과 공감은 글을 쓰는 힘이 됩니다.

반응형
Posted by 코스새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