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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의 장례식 문화

1. 관을 공개한다.

가장 큰 장례식 문화는, 관의 일부인 얼굴 부분을 공개하여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문화 충격이었다. 시신을 공개하다니... 조금 무섭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보니 느낌이 묘했다. 죽은 이는 마치 잠을 곤히 자는 것처럼 평온한 얼굴이었고, 전시장에서 보았던 밀랍 인형 같아서 무섭지는 않았다. 그 이후로 적응이 되어 오히려 먼저 가서 보고, 마음속으로 인사를 나눈다. 부디 좋은 곳으로 잘 가시라는...

2. 공동묘지가 마을 중심부에 있고, 주변에도 사람들이 산다.

공동묘지의 전경

이것도 문화 충격일 수 있다. 공동묘지하면 흔히 떠올리는 것들이 음산한 기운, 공포스러운 귀신 이야기 일 것이다. 그러나 코스타리카는 마을마다 공동묘지가 시내 중심부이거나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최대한 보기 좋게 아름답게 꾸미고, 주거지역에 둘러 쌓여 있는 묘지를 보면, 이 사람들의 죽음과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가치관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3. 장례식에도 울려 퍼지는 음악, 마리아치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은 인간이면 누구나 겪는 힘든 아픔의 시간이다. 장례식장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또 하나의 특이한 점으로, 모두 마리아치를 부르는 것은 아니다. 가족에 따라서 마리아치 밴드를 부른다. 마리아치의 구슬픈 노래가 장례식장에서 라이브로 들려오면, 사람들은 죽은 사람을 생각하며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4년 전 돌아가신 시아버지의 묘소도 같은 공동묘지이다.

4. 미사와 공동묘지 행렬

성당에는 특별히 장례 미사가 열리게 된다. 성당 중심 혹은 앞쪽에 관이 놓이게 되고, 모든 이들이 와서 볼 수 있도록 한다. 미사가 끝나면, 공동묘지까지의 행렬이 있는데, 관을 실은 차가 맨 앞에 천천히 가고, 뒤따라서 지인들이 차들이 줄을 맞추어 동행하며, 그 뒤를 이어 사람들이 걷기 시작한다. 도착지는 공동묘지 안의 작은 회관이다.

5. 마지막 인사와 기도

공동묘지에 도착하게 되면, 관은 다시 회관에 놓이며, 사회자 혹은 가족은 참석자들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한다. 사회자의 주도하에 모든 사람들은 간단히 기도를 하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눈다. 이때가 가족들에게는 가장 감정이 고조되는 시점이다.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곧 관이 묻힐 장소로 이동해서 관을 넣거나, 땅에 묻거나 하면 이제 장례식은 끝이 나고, 사람들은 하나 둘 집으로 간다.

땅에 직접 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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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스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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